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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경찰

인권으로 in - 2021. 6
등록일 2021-06-28 11:37:31
부서명 본청 감사 인권보호
조회수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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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인권으로 in
        Ged-kosaczynski/unsplash
        경찰청 인권센터

사람X인권경찰
        기록의 확장성과 중요성
        김병민, 민주주의자 고 김근태 선생의 딸, 김근태아카이브 센터장
        몇 년 전 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는 책을 읽었다.
        상처가 기록되고 기록이 역사가 되고 그 역사가 인간을 자유롭게 한다.
        우리가 가진 국가폭력의 상처는 기억과 기록으로 위로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느낌을 갖고 있었는데 활자화된 책에서 이 문구를 만나게 되어 매우 반가웠다. 자신의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행위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공유의 불을 만들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더 나은 미래를 꿈꾸도록 돕는다는 기록의 확장성과 중요성은 경찰청 인권센터에서도 새겨야 할 가치라고 생각한다. 기록은 삶은 느리게 하고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들여다보게 한다는 저자의 글에서 과거의 경험을 꾸준히 기록으로 써 내려가고 잘못이 있으면 반성하고 변화해가는 경찰의 미 래도 상상해 보았다.
        나의 아버지 김근태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당한 고문의 진상을 적나라하게 폭로한 책 남영 동은 상처의 기록 첫 장이었다. 이 기록을 바탕으로 김근태재단에서는 추모 전시와 공연을 몇 차례 진행했고, 출판사를 통해 서간집, 동화책, 만화책, 평전 등 다양한 문화적 기록이 탄생 했다. 하나씩 세상에 나와 사람들과 김근태의 이야기를 공유할 때마다 가족의 깊게 패인 상처가 조금씩 아무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과거에는 김근태 아버지의 기록물은 나에게 위로보다는 짐이었다. 책과 자료, 그림이 쌓여 있는 어지러운 품경이 내 기억 속 우리 집 모습이다. 나는 책장에서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꺼내 읽기도 하고, 여러 민주열사의 옥중서간집을 펼쳐보기도 했다. 끔찍한 내용, 어려운 내용의 기록이 많아서 읽다가 끝내 못 읽은 책도 여러 권이다. 그런 기록물은 어느 순간 감당하기 힘들만큼 늘어나 내 어깨를 짓눌렀다. 집 가득한 짐은 마음의 부담이기도 했다. 부모 님께 좀 버리면서 살자고 소리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매년 추모 전시를 준비하면서 그런 부담은 완전하게 바뀌었다. 집안 곳곳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책, 노트, 편지, 수첩, 책상, 신발, 양복, 넥타이 등 잡동사니들은 하나하나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할 수 있는 장치 이자 추모 전시의 재료가 되었다. 그 잡동사니들은 모두 내 곁을 떠난 아버지 김근태 대신 존재 하는 것 같았다. 10주기가 다가오면서 모든 기록물과 유품들이 정리되기 시작했고, 2021년 에는 드디어 기록물과 작품을 상설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도봉구에 마련된다.
        함께 하는 인권 경찰

김근태기념도서관 전경
        김근태기념도서관은 2021년 10월 개관을 목표로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동 279, 279-16 (도봉동 마루공원 부지)에 건립 중이다. 2017년 기본계획 수립 후 2019년 10월 착공하였고, 2020년 11월 김근태재단이 수닥 기관으로 선정되어 현재 설립 운영에 관한 세부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김근태재단은 따뜻한 공동체 문화를 실현하는 민주주의 인권 특화도서관 이라는 비전 아래 민주·인권·평화 공론장, 지식정보 공유 및 확산, 평화 감수성 증진이라는 핵심가치를 중심 으로 김근태기념도서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근태기념도서관은 일반적인 도서관이 아니라 라키비움(Larchiveum) 형태로 조성된다. 도 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의 기능을 가진 복합문화공간이다. 도서관 에서는 김근태의 민주주의 언어를 접목한 도서분류명을 사용하고, 사회적 대타협 한반도 평 화따뜻한 시장경제를 주요 의제로 전문자료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기록관에서는 김근태의 기록물을 지속적으로 수집 연구하고 상설 아카이브를 운영하며 박물관에서는 유품과 작품 전시를 통해 김근태의 가치와 정신을 계승하고 현재화하고자 한다. 김근태의 민주적 삶을 기억하고, 민주주의 인권 관련 연구와 콘텐츠 개발, 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 하고 있다. 민주주의자 김근태의 머리와 심장을 가진 사람들을 끊임없이 배출할 수 있는 주춧돌 같은 역할을 김근태기념도서관이 할 수 있도록 희망하고 있다.
        경찰의 인권 감수성을 높이는 방향은 김근태기념도서관의 목표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 한다. 김근태의 남영동 기록과 마찬가지로 많은 고문 피해자들의 구술 및 기록은 전시 혹은 출판의 형태로 세상에 공개되고 있다. 그러나 베를린에 나치 대학살의 기록을 전시한 테러의 토포그래피 박물관(Topography of Terror)처럼 가해의 역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기록 및 공간은 아직 우리에게는 찾아볼 수 없다. 나는 그 가해의 역사를 기록하고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이 경찰이라고 생각한다. 남영동 515호에 꾸며진 김근태 추모 전시공 간에 남기고 간 수많은 경찰분들의 기억하겠다는 쪽지 글에서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찰 내부의 자부심을 높이기 위해 가해의 역사가 과거의 부끄러운 역사일지라도 스스로 제대로 기억하고 기록하여야 한다. 경찰이 가진 기록을 활용해 문화와 예술의 방법으로 전시하고 사람들과 그 내용을 공유한다면 다시금 그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높은 인권 감 수성을 지닌 경찰의 새로운 역사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눈부신 초록의 노래처럼 향기처럼
        나도 새로이 태어나네
        6월의 숲에 서면 더 멀리 나를 보내기 위해 더 가까이 나를 부르는 당신
        이해인, 6월의 숲에는

인권보장을 위한 중단 없는 개혁
        국민의 인권경찰로 거듭나겠습니다
        경찰청은 지난 6월 10일 문화마당에서 6.10항쟁 34주년 기념 및 「경찰관 인권행동강령」 선포 1주 년을 맞아  구현을 위한 개혁 방안 대국민 보고회를 개최하고, 이를 실천 다짐하기 위해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를 개최하였습니다.
        이날 행사에 시민으로는 경찰청 인권위원회 문경란 위원장 및 위원들이 참석했고, 김창룡 경찰청장 등 지휘부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인권정책관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인권경찰 구현을 위한 경찰개혁 추진 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그간 경찰은 민주·인권 민생 경찰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해 왔고, 올해 초 수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가수사본 부를 신설하였으며, 오는 7월 1일 자치경찰제가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는 국가수사본부 체계가 안착하고 자치경찰제가 로 거듭나기 위한 경찰의 의지를 밝히고, 인권 경찰로 나아 가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경찰이 이만큼 새롭게 성장 하기까지는 국민의 지지와 성원이 절대적이었고, 이제는 국민이 기대를 넘어 확신으로 체감 할 수 있도록 새롭게 달라진 경찰의 면모를 실천을 통해 증명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까지의 경찰개혁은 변화하는 경찰의 한 단면일 뿐입니다. 부단한 노력으로 인권의 가치를 국민의 삶에 뿌리내리고, 경찰의 달라진 모습을 국민들께서 제감할 때 진정한 인권경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 마련된 인권경찰 구현을 위한 경찰개혁 방안을 토대로 인권보호시스템을 제계적으로 정비 하고, 민주적 통제 장치를 마련하여, 국민의 기대와 시대적 요구에 맞는 경찰 활동을 위해 비상한 각오로 중단 없는 경찰 개혁을 추진해 나아갑시다.
        세부적인 인권경찰 개혁 추진 방안
        1. 경찰권에 대한 견제와 균형에 입각한 내·외부 민주적 통제 강화
        이 개방형 인권정책관을 신설, 내부통제 기구로 활용 이 일선 경찰관서 정문감사인권(담당) 설치 이 경찰의 수사권 오·남용 차단 등 국수본 내부 통제 체계 확립 ?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 권익위 경찰 옴부즈퍼슨, 국가인권위 권고 전향적 수용 등 외부 통제장치 강화
        2. 국민의 목소리에 응답하는 인권보호 시스템 구축
        이 시·도경찰청 내 지민 인권보호관 을 배치, 인권 관련 민원 상담 및 고충 처리 이 시·도경찰청 등 현장인권상담센터 설치, 인권 관련 민원·고충상담 및 권리 구제 안내 지원 이 증대한 인권침해 사안 대해 독립적 조사 진행을 위한 민·관 합동 진상조사단 운영 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경찰청 내 시민 인권조사관 운영 ? 경찰 활동 전반의 인권침해 발생 시 진정 점수 조사 처리하는 실효적인 인권 조사 시스템 구축
        3. 인권 기반의 경찰활동을 위한 중장기 계획 수립 및 정책 활성화
        이 경찰청 인권정책 기본계획 수립, 인권정책·제도 체계화 및 인권 (기본권 기반 경찰 활동 재편 이 경찰의 직무수행 전반에 인권 주체성 확립을 위해 교육 강화 및 교육 진 이 경찰관의 불법·부당한 경찰권 행사를 억제하는 경찰 동료개입 프로그램 도입 추진 이 경찰관 인권의식 실태 조사를 통해 경찰의 인권정책 수립 및 인권 개선에 적극 반영 이 인권영향평가제 운영 활성화 로 국민에 대한 인권침해요인 차단 및 인권친화적 행정으로 견인 이 경찰 인권 대진단 실시, 지안환경 전반의 인권 실태를 집중 점검·개선 추진
        4. 경찰 수사절차에서의 인권보호 강화를 위한 시스템 확충
        이 경찰 인권보호 수사규칙 제정, 수사절차에 준수해야 할 인권보호 원칙 규정 이 경찰 수사과정 모니터링제 도입, 변호인을 통해 수사과정의 인권보호 실태 점검 이 증거 확보 및 피해자 2차 피해 방지 등 AI 음성인식 시스템 운영

쉬어가는 글
        내 쉴곳은 정말 내 집 뿐인가 이동을 위해 불편과 위험을 견뎌야 하는 사람들 이야기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내 나라 내 기쁨 길이 쉴 곳도 꽃피고 새 우는 집 내 집뿐이리
        하필 내 집뿐이라는 노래의 멜로디가 울리는 곳은 지하철 환승 통로로 올라가는 계단이다. 3호선에서 5호선을 갈아타기 위해 긴 줄을 이룬 일군의 사람들이 주춤거리면서 겨우 한 발자 국씩 걸음을 내디딘다. 긴 줄의 맨 앞에는 장애인 한 분이 휠체어 리프트에 몸을 맡기고 있다. 공중에 붕 떠서 움직이는 리프트를 굳이 위험한 계단에 설치한 이유가 뭘까. 장애인이나 이동 약자를 위한 엘리베이터를 더 만들면 좋지 않았을까.
        불가피하게 기계에 몸을 맡겨야만 이동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장애인뿐만이 아니다. 노인이나 유아를 동반한 사람, 임산부, 큰 짐을 가지고 지하철을 탈 수밖에 없는 서민들도 마찬가지다.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인간의 이동을 보조하는 수단인 것처럼 장애인용 휠체어 리프 트도 다를 것이 없어야 하지만, 그건 당위의 영역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일 뿐이다. 휠체어 리프 트는 장애인만을 위한 시설이지만 오히려 매우 불편하고 또 위험하다는 점에서 다른 이동 수단과 많이 다르다.
        먼저 리프트를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승무원을 호출해야 한다. 승무원이 자리를 비우거나 협 조적이지 않을 경우, 그만큼 이동시간은 지체된다. 이동시간의 지연은 리프트의 위험성에 비하면 아무 일도 아니다. 리프트에서 발생한 사고는 회복 불가능한 증상이나 사망으로 이어 진다. 실제 장애인들이 리프트로 이동하던 중 사고로 사망한 사례가 꽤 있다. 누군가 이동을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사회가 있다면, 그 사회를 정상적인 문명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함께하는 인권경찰

훨체어 리프트의 문제는 위험과 불편뿐이 아니다. 리프트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불가피하게 주변 동행인의 시선을 견뎌야 한다. 좁은 계단을 교행하는 상황에서 내 쉴 곳은 나의 집 따위의 요란한 멜로디음을 내며 작동하는 리프트에 다중의 시선이 모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내 실 곳은 나의 집 뿐인데 왜 밖에 나와서 이 고생을 하느냐고 비웃는 것만 같다. 슬로우모션 비디 오처럼 느릿느릿 움직이는 기계 위에서 이동의 자유를 누려야 할 한 사람의 시민은 공중에 민 폐를 끼치는 대상으로 전락한다. 이 모멸적 구조의 리프트를 공공시설이라고 불러도 되는 건지 나는 모르겠다.
        즐거운 나의 집(Home sweet home)이라는 제목의 이 멜로디는 사실 미국 내전 당시 고향을 떠난 군인들에게 위로가 되던 노래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던 군인들에게 가족과 단란한 시 간을 보냈던 내 집의 기억은 얼마나 큰 위안이 되었겠는가. 그러나 이동을 위해 일상적으로 위험과 불편, 모멸감을 견뎌야 하는 사람들에게 이 멜로디는 위로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조롱 처럼 느껴질 뿐.
        우리가 꿈꾸는 사회는 누구나 안전하고 평화로운 사회, 저마다 가진 권리를 향유하고 그 권 리가 서로 조화를 이루는 사회다. 그런 사회에서 내가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이 단지 내 집 뿐 이라면 이 얼마나 답답한 노릇인가. 우리는 내 집에서 뿐만 아니라, 집을 나와 그 어디에서도 자유롭고 안전하며 편안할 권리가 있는 사람이다. 사람 이어야 한다.
        글. 홍성경찰서 이준형 경정

문화로 보는 사람이야기 : 필름 안 인권
        기억하기 위한, 기억을 잊기 위한, 우리는 모두 유목민
        PNA.
        GRAND CANYON STATE
        클로이 자오, 2021
        미국을 대표하는 국민배우이자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주인공 펀 역을 맡아 열연한 노매드랜드(Nomadland: 유목민의 땅)는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담아내는 영화다. 화제가 되었던 미나리와 함께 이번 아카데미에서 가장 핫한 영화로 주목을 받았다. 미나리의 윤여정이 주연보다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면 이 영화 에서는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감독 클로이 자오보다 더 큰 주목을 받았다. 맥도먼드는 파고 (1997), 쓰리 빌보드(2018)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드디어 자신이 직접 제작한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3회 수상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영화는 미국의 작은 탄광촌에서 열심히 일하다 암에 걸려 죽은 남편의 유품을 조용히 정리 하고 낡은 캠핑카를 구입하여 생활하는 편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사람들은 그런 그를 집 없는 노숙자로 부르지만 펀 스스로는 집이 없는 것과 집에서 생활하지 않는 것은 다르다고 설명 해준다. 즐거운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편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아이러니하게도 주인공 펀은 그다지 편한 인생을 살지 못한다. 펀은 추위를 피하기 위해 유목민(캠핑가족)들이 모여 있는 따뜻한 남부로 향한다. 그녀는 가축을 먹이기 위해 초원지대를 찾아 떠도는 유목민들과 본격 적인 유목 생활을 하게 된다.
        이 영화는 인물간의 갈등이나 상황 전개에 따른 갈등, 또는 그에 대한 설명, 갈등을 덮는 화 해나 치유 등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시종일관 건조한 표정으로 차를 수리하거나 노을을 감상하고 패스트푸드점에서 열심히 감자를 뒤기는 주인공의 일상을 담아낼 뿐이다. 살아 가면서 우리는 진정 원해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어쩔 수 없는 이유로 해야 되기 때문에 하는 경우도 있다. 또 어떤 일을 기억하지 않기 위해 다른 일에 매진하는 경우도 있다.

펀은 다 낡아빠진 캠핑카에서 쪽잠을 자면서 먼저 세상을 떠난 고아 출신 남편이 남긴 우울한 기억과 추억의 잔향을 떨쳐내기 위해 유목민으로 살가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영화는 마치 바그다드 카페에서의 황량한 사막의 풍경과도 같이 내내 건조하고 담담하 다. 편은 영화 말미에 동료 유목민 데이브가 제공해준 안락한 침대가 있는 스위트홈을 빌 망설임도 없이 뿌리치고 다시 유목민의 삶으로 돌아간다. 아직 마무리하지 못할 일을 끝 내야 할 것 같은 모습으로,
        오늘날, 우리는 유목민으로 살아가는 것 같다. 추위를 피해 그리고 가축에게 먹일 풀을 찾아 유목민이 계속 움직이듯, 우리는 더나은 생활을 위해 끊임없이 관계를 만들어가고 기회를 찾고 조건을 엿본다. 그러나 그런 유목민들 사이에서 조금 뒤거나 모양새가 다른 사 람들을 볼 때면 그들을 경계하고 의심하고 배척한다. 우리와 다르고 우리와 어울리지 못 한다는 이유로, 우리가 그들을 그렇게 대할 자이 있을.
        우리 모두 사회 여기저기를 떠도는 유목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로 다 비슷하고 서로를 이해해줘야만 하는 영화 내내 흐르는 Ludovico Einaudi의 oltremare (바다. 저편에 선율을 듣고 있노라면 다시 낡은 캠핑카의 시동을 걸어 떠나야 할 것 같고 그 낡은 캠핑카로도 저 바다 건너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느낀다.
        인권 소식지 기자 글, 수원중부경찰서 율천파출소 윤여찬 경위
        ● 독서와 영화 후기는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알다 x 문화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스펙트럼 김초엽, 2019
        문화로 보는 사람이야기 : 독서 에세이 책장에서 펼친 세상
        스카이랩의 촉망 받는 연구원인 희진은 외계 생명체를 탐사하기 위해 탐사선에 올랐지만 태양계 밖을 떠돌다 40년 만에 구조된다. 그리고 그녀는 말한다.
        나는 최초의 조우자였지.
        그들은 회색 피부와 이족보행을 하며 도구를 사용하고 인간과 비슷한 지성을 갖고 있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다. 회진은 대부분의 시간을 그림 그리는 데 할애하는 루이와 지냈다.
        그리고 어느날 루이는 죽었다.
        첫 번째 루이다. 그들의 수명은 3~5년, 첫 번째 루이가 죽은 후, 두 번째 루이가 왔다. 그도 루이가 했던 대로 그림을 그렸고, 희진을 돌보았다. 루이와 희진은 이제 몇 가지 동작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미안해, 고마워, 안녕. 그리고 처음으로 잘자라는 인사를 하고 회진은 울컥한다. 그렇게 두 번째 루이도 죽고 세 번째, 네 번째 루이가 왔다.
        그들은 자아는 결코 끊어지지 않는다고 믿었다.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그들은 루이가 됐다. 이전의 루이들이 희진을 돌보고 아꼈기 때문에 새로운 루이들도 희진을 돌보기로 결정 한다. 그 과정에는 어떤 대단한 결단의 과정이 없다. 그들은 당연한 듯이 루이가 된다. 그들은 분절된 개체지만 결국 같은 루이가 되기로 결정한다.

루이들은 단지 그렇게 하기로 했다. 희진은 이전의 루이가 남긴 그림(색채언어)으로 그들이 루이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순간 희진은 루이를 이해하고 기쁨을 느꼈다. 희진은 루이의 눈에 비친 노을의 붉은 빛을 보고 말했다.
        저 풍경이 말을 걸어오는 것처럼 보이겠네.
        노을이 어떻게 말을 걸어오는 것일까. 루이가 보는 방식으로 희진은 풍경을 볼 수 없다. 희진은 지구에 돌아온 후 여생을 그들의 색채 언어의 해석에만 몰두했고 그 중 잊히지 않는 루이의 한 문장을 말한다.
        “그는 놀랍고 아름다운 생물이다.
        낯선 땅과 낯선 존재들 사이에서 희진은 동떨어진 섬 같은 존재였다. 그런 희진에게 루이는 항상 곁에 있어 준다. 그림만 그릴 뿐이었지만 희진은 그런 루이에게 안도와 위안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게 어떤 존재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위로를 준다. 말이 동하지 않는 존재일지라도,
        그런데 문제가 발생한다. 그 존재가 금방 죽는다는 것. 희진이 그토록 의지했던 존재가 사 라지는 상실감을 느낄 겨를도 없이 다르지만 같은 존재가 나타난다. 다행인 걸까. 그도 루 이다.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도 루이다. 그들에게 있어 그것은 대단한 희생이 아니다. 단지 루이가 되는 것이다. 희진의 관점에서 보면 대단한 희생이고 결단이었을 것이다. 자아를 소거하고 대체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희생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는 첫 번째 루이가 되어야 하므로, 희진은 고마움을 느꼈을까, 점차 마음의 문을 열고 이해해 간다. 둘의 교감이 이뤄지는 순간, 희진은 루이의 눈을 바라본다. 노을이 비치는 루이의 눈빛. 루이에게 말을 걸어오는 노을. 희진은 소통의 순1간을 기쁨과 환희로 기록한다. 완전한 타인이 라고 느꼈던 존재와 교감과 소통이 되는 순간, 우리 마음에도 노을빛이 말을 걸어오는 환희의 순간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완전한 타인이라고 치부하고 그들에게서 눈을 돌렸던 지난날들. 그들에게서도 아름다움의 색채를 발견했던 희진처럼 우리도 완전한 타인이라고 느꼈던 그들에게서 그것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존재로 연결되고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루이가 희진에게 남긴 문장에서처럼 존재 자체는 놀랍고 아름답다.
        인권 소식지 기자 글, 하남경찰서 잠소라 순정

문화로 보는 사람이야기 : 예술로 만난
        전혀 아름답지 않은 어머니의 그림
        케테 콜비츠 1867 - 1945
        전쟁은 이제 그만(Nie wieder Krieg), 1924
        이 그림은 1914년 전쟁으로 18살인 둘째 아들을 잃은 이후 작품을 제작하여 독일 전역 곳곳에 부착, 반전운동 확산의 촉매 역할을 하였다. 반전 포스터인 이 작품은 절규하는 인물을 통해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다.

6.25가 먼저 떠오르는 6월은 우리의 기억 속에 참상 이라는 단어를 새겨 놓은 달이다. 오늘 소개하는 케테 콜비츠는 전쟁의 비극을 표현하면서 사람들에게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화가다.
        전쟁은 이제 그만 Never Again War 케테 콜비츠는 1980년 한국 민중미술에 큰 영향을 주었던 여성 화가다. 그녀는 1차 세계대전이 발발 당시 열여덟 살이던 둘째 아들을 잃었다. 너무나 큰 고통과 슬픔을 느끼고 반전 포스터를 제작해 전쟁의 참혹함을 알리는 데 힘을 기울였다. 전쟁으로 아들을 잃은 모든 어머니를 대변하며 젊은이들을 더는 전쟁으로 끌고 가지 못하도록 막 아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판화예술가인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나는 혁명가가 아니었다. 그것은 어쩔 수 없이 솟구쳐 나오는 힘이었다. 나는 이 시대에 변호 받을 수 없는 사람들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한 가닥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싶었다.
        또한, 민중과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새로운 인간 공동체를 갈망하면서, 가난 질병 실직 등 사회 문제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검은색 흰색의 선 굵은 판화로 노동자·농 민·군인 같은 억압받는 민중들의 모습을 강렬하게 표현하였다.
        단 한 번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결국에는 천천히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전혀 아름답지 않은 검은색과 흰색이 단순한 색으로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처럼, 거대 하지 않은 작은 점 하나로도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작가다.
        글, 문은영 학예연구사
        어머니들(Die Muetter),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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